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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얼큰하면서 시원한 생선매운탕의 진수 열기 매운탕
작성자 서경낚시
작성일자 2012-01-29
조회수 9007
열기는 외줄낚시 대상어종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물고기 중 하나다. 서해안에서는 우럭이 중요한 배낚시 대상어종으로 독보적인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남해안에서는 열기가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얻고 있다. 워낙 마릿수가 많기 때문에 쿨러를 채우는 일이 다반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청난 개체수를 무기로 넉넉한 조과를 선물하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꾼들이 열기를 대하는 반응은 다소 시원찮은 편이다. 특히 똑같이 남해안 외줄낚시 대상어종으로 사랑받고 있는 볼락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외줄낚시를 하다가 열기 대신 볼락이 올라오면 꾼들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또 갯바위에서 간혹 열기가 낚이면 대부분 바다로 돌려보내지는 반면, 볼락은 어지간하면 집으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많은 낚시꾼들이 열기보다 볼락을 훨씬 반기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볼락과 열기는 큰 차이가 없다. 같은 과에 속한 물고기답게 겉모양이 흡사하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체색이 다르다는 점이다. 볼락이 짙은 갈색을 띠고 있는 반면 열기는 붉은색을 띠고 있다. 열기의 학명이 ‘불볼락’인 이유도 이처럼 체색이 붉기 때문이다.
낚시꾼들이 같은 ‘양볼락과’에 속한 열기와 볼락을 이처럼 차별 대우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붉은 악마’가 판치고 있는 세상이니‘레드 컴플렉스’ 때문은 아닐 것이다. 솔직히 거무튀튀한 볼락보다는 열기가 보기에도 훨씬 좋다.
이유는 하나다. 열기가 볼락에 비해 맛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다낚시에서 먹는 재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사실은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때문에 특별히 손맛이랄 게 없는 어종끼리 우열을 가리는 기준은 단연 ‘입맛’이다. 모두가 미식가라고 할 수 있는 낚시꾼들 사이에서 열기는 볼락보다 훨씬 맛이 없다고 소문나 있고, 그런 이유로 설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회맛에 있어서는 열기가 처지는 게 사실이다. 볼락회는 감성돔, 참돔 등 ‘고급어종’을 능가할 정도로 맛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열기 역시 갓 낚아낸 것을 즉석에서 회로 먹으면 제법 맛이 좋다. 하지만 볼락보다 육질이 무르고 고소한 맛이 덜한 편이다. 또 살이 금새 물러지기 때문에 철수 한 뒤 집으로 가져와 회로 먹는 경우가 거의 없다.
회로 먹는 경우를 제외하면 열기가 볼락에 비해 맛이 못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구이나 매운탕으로 만들어 먹으면 볼락과 다른 독특한 맛이 난다. 꾼들 중에는 오히려 볼락보다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특히 열기 매운탕은 특유의 시원한 국물 맛 때문에 열기요리의 진수로 인정받고 있다.
외줄낚시를 하게 되면 기상악화로 일찍 철수하는 일과 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반쿨러 이상을 채우는 게 보통이다. 때문에 뱃머리에서 싱싱한 회맛을 즐기고도 많은 양이 남는다. 이럴 때 집으로 가져온 열기를 손질해 냉동실에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매운탕을 만들어 먹으면 그만이다.
매운탕 거리로 적합한 씨알은 손바닥 크기 정도다. 매운탕 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 ~3명이 한번 먹을 분량을 기준으로 4~5 마리 정도를 넣는 것이 적합하다.
열기를 너무 많이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져 시원한 맛이 떨어진다.
비늘, 내장은 물론 아가미까지 깨끗하게 제거한 다음 물로 씻어 2~3토막으로 자르면 열기 손질이 끝난다. 두부, 파, 무, 쑥갓을 듬성듬성 크게 썰어 열기와 함께 강한 불에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와 매운 고추, 그리고 조미료를 약간 섞으면 된다.
열기 매운탕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비법이 한가지 있다. 미리 멸치(굵은 멸치가 좋다) 다시를 내두었다가 매운탕을 끓일 때 생수 대신 사용하는 방법이다. 멸치 다시로 매운탕을 끓이면 국물맛이 훨씬 시원해진다. 여러가지 양념이나 채소를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했을 때도 좋다.
한국사람들이 국물맛을 이야기할 때 즐겨 쓰는 표현 중에 ‘얼큰하면서 시원하다’는 말이 있다. 외국 사람이 들으면 도대체 무슨 맛을 말하는지 이해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매운 맛과 시원한 맛은 서로 상반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열기 매운탕 맛을 표현하는 데 이보다 적합한 말은 아무래도 없을 것 같다.

 
조림에 적합한 열기 씨알은 외줄낚시 도중 쉽게 낚을 수 있는 20~30㎝급이다. 비늘과 내장을 제거해 소금물에 살짝 헹군 다음 칼집을 넣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외줄낚시 주 대상어종 중에 볼락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대게의 경우 볼락보다는 열기가 풍성한 조과를 안겨 줄 때가 훨씬 더 많다. 또봄에 갯바위에서도 쉽게 구경할 수 있는 볼락과 달리, 열기는 겨울에 외줄낚시가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없다. 따라서 전체 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시즌을 놓고 봤을 때, 외줄낚시 진짜 주인공은 열기라 해야 옳을 것이다.
맛이 뛰어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열기는 먼 바다 깊은 물에 사는 물고기이기 때문에 깨끗한 맛이 난다. 특히 겨울철에 즐기는 싱싱한 회는 비슷한 시기에 나는 다른 물고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단단해진 육질은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외줄낚시 도중 즉석에서 썰어 먹으면 더욱 좋다. 넉넉하게 장만해 내놓아도 순식간에 사라지기 일쑤다.
양념장은 너무 짜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멸치, 다시마 등 해물을 우려낸 육수에 고추장, 간장, 고춧가루를 풀고 갖은 양념을 한다. 많은 양이 들어가는 무는 약간 두껍고 크게 썰어 냄비 맨밑에 깔아야 한다.
외줄낚시는 조과가 풍성하기로 유명하다. ‘날’을 잘못 잡아 조건이 나쁘다고 해도 반 쿨러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낚시하는 현장에서 제 아무리 배 불리 먹어도 적지 않은 양을 집으로 가져와 냉장고에 보관하기 마련이다.
냉동 보관한 열기는 어떻게 만들어 먹어도 맛 있다. 얼큰한 매운탕도 일품이고, 고소한 구이도 기가 막힌다.
조림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조리법에 비해 준비물이 많고 손이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찬거리로 만들어 놓으면 밥 도둑이 따로 없다.
조림용으로 열기를 손질해 보관할 때는 소금을 조금만 뿌리는 게 좋다. 양념장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뿌려두면 나중에 짜지기 쉽다. 손질할 때는 전혀 소금을 치지 않았다가 조리할 때 소금물에 헹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육질이 단단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무 위에 손질한 열기를 얹고 그 위에 양념장을 붓는다. 그리고 호박, 양파 등 다른 채소를 얹어 졸이기 시작한다. 이때 중불에 졸여야 타지 않고 제대로 맛이 우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양념을 골고루 끼얹으며 국물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졸이면 요리가 완성된다.
외줄낚시에 주로 낚이는 20~30㎝급을 조리할 때는, 완전히 토막을 내지 않고 칼집을 넣는 게 낫다. 중치급은 칼집을 넣는 것만으로도 골고루 잘 익힐 수 있고 나중에 요리를 완성했을 때 보기에도 좋다. 토막을 내면 조리 도중 살점이 쉽게 떨어져 먹음직스럽지 못하다.
양념장을 만들 때는 조금 귀찮더라도 생수보다는 육수를 써야 제맛이 난다. 멸치, 다시마 등 해물 재료를 잘 우려낸 다음, 거기에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후추, 깨소금, 마늘, 설탕 등을 적당히 섞으면 양념이 완성된다. 양념은 재료들이 반쯤 잠길 정도로 양을 조절하면 된다.
열기 조림에 들어가는 야채 중 주 재료라고 할 수 있는 무는 약간 두툼하고 크게 썰어야 한다. 무는 천천히 오래 익혀야 제맛을 내기 때문이다. 얇게 썰면 졸이는 동안 너무 푹 익어 물컹거리기 쉽다.
졸일 때 유의할 점은 반드시 중불에서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센 불에 졸이면 여러가지 재료가 제대로 우러나기도 전에 바닥에 깐 무가 타기 십상이다. 또 졸이는 동안 수시로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어야 간이 잘 밴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열기 조림은 찬거리가 변변찮을 때 내놓으면 가족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는다. 열기 속살은 물론이고 모든 재료들이 다 맛 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